수많은 인류사의 결정들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과정들 속에는 인간 개개인의 ‘이기심’이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뜻 회의를 하면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이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저마다의 잇속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서로 부딪힐 뿐입니다. 그래서 힘이 더 센 사람이 이기는 것이지요. 여기서 힘이라는 것은 단순한 육체적인 우수함을 비롯해서 사람들의 인기와 자신이 지닌 권력 등등 모든 것이 해당됩니다.
만일 우리가 진정으로 일치해 있다면 딱히 따로 회의가 필요없을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니 수장의 역할을 신뢰하고 그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지요. 그리고 지체들은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마땅히 그럴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얼마든지 자신의 불편함을 희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요구가 있고 그것이 관철되기를 원합니다. 심지어는 하느님과도 비슷한 일을 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느님에게 불평하고 요구하고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따지고 들곤 합니다.
하느님은 일일이 대꾸하기 보다 묵묵히 드러내십니다. 비가 내리면 시냇물이 되고 강이 되어 결국 바다로 스며들고, 드높던 산은 깎여 모래가 되고, 아무것도 없던 곳에 때로는 화산으로 인해 산이 생겨나기도 하고… 하느님은 일일이 대꾸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우리더러 눈을 뜨고 보라 하십니다. 그러면 보일 것이라고 모범을 보이시는 것이지요.
그러는 동안 우리는 우리끼리 다투느라 바쁩니다. 그렇게 아둥대다 보면 한 생이 흘러가 버리고 맙니다. 참으로 부질없는 인생을 허비하는 셈이지요. 사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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