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말라 3,19-20)
성경에 매번 드러나는 분명한 예고, 그것은 선은 그에 상응하는 상을 받고 악은 그에 상응하는 심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흐리멍덩하게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드러내어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악을 저지를 때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선의 충고는 언제나 부담스러움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충고가 다가올 때에 도리어 귀를 닫고 몸을 숨겨 버립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나의 양심을 찌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혀 엉뚱한 이들의 허황된 소리를 충고랍시고 받아들이곤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거짓 예언자들로 전혀 양심을 찌르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우리를 더 위대하게 느껴지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조리 얼굴에 흉터가 있고 괴팍한 자라고 상상하면 안됩니다. 전혀 반대의 모습으로 악을 교묘하게 저지르는 자들이 많습니다. 이는 우리가 ‘악’이 무엇인지 또 ‘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데에서 나오는 결과물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1000만원을 준다면 우리는 그것을 선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그가 그 돈을 미리 나에게 주어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나중에 자신이 저지르려는 악을 실행하려는 도구로 삼는다면 어떨까요? 제가 남미에 있을 적에 한 자매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시기에 남편 몰래 외간 남자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그 남자의 집요한 성적 요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선은 하느님에게로 다가서는 것이고 악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과 악의 핵심입니다. 외적으로 아무리 화려하고 거룩해 보인다 할지라도 결국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움직임이라면 그것은 선이 아닙니다. 그가 아무리 종교활동에 심취하고 교회 안에서 중요 직책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또 다른 이들도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면 그는 선한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성경은 거듭해서 선과 악의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선의 길보다는 악의 길에 더 사로잡히기 일쑤입니다. 훗날 그 악의 결과물이 다가올 때에 뉘우치게 되겠지만 이미 그때는 상당히 늦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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