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라는 이유로 피치 못하게 이런 저런 것들을 가르치게 됩니다. 사제직분은 가르치는 직분이니까요. 헌데 가르치다보면 그 가르침에 걸려 넘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교만에 대해서 가르치면 교만한 자들이 걸려 넘어지고 탐욕에 대해서 가르치면 탐욕스런 자들이 걸려 넘어지고 이기심과 증오에 대해서 가르치면 거기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이 걸려 넘어지게 되지요.
그러면 그들이 아프다고 합니다. 걸려 넘어졌는데 아프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아프겠지요. 하지만 사제가 그런 이들의 아픔과 그들의 투덜거림이 두려워서 입을 닫아버리면 정작 자신의 내면에 자라고 있는 그 어둠의 씨앗들이 열매가 되어 본격적으로 그 사람들을 해칠 때에는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아프지만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는 마냥 요람에 누워 자고 싶어하겠지만 부모는 일으켜서 젖도 먹이고 걸음마도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장래에 자신이 원하는 걸음을 제대로 걷게 될 테니까요.
그런 일을 제대로 하는 사제는 보석과 같은 이들입니다. 반대로 그저 사람들의 인기나 얻으려고 애쓰는 이들은 날이 갈수록 예언의 능력이 사라져가게 될 것입니다. 돈 때문에 곧잘 싸움이 일어나는 가정에서 가장이 탐욕에 더 빠져 돈을 밝히면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자녀들에게 탐욕에 대해서 경계하라고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수시로 남편에게 거짓말을 해 대는 아내가 무슨 면목으로 자녀들에게 ‘정직’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제가 무슨 길을 선택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하겠지요. 이 일이 어떻게 끝날지도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몰이해가 갈수록 쌓여 가겠지만 먼 훗날에 하느님을 뵙게 되리라는 것을 압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