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마주합니다.
첫 만남에서 서로는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1단계 - 껍데기
제일 먼저 작용하는 것은 '시각'입니다.
외모를 훑어봅니다.
누구는 아름답고 누구는 그렇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선천적으로 우리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게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준수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준수하지 못한 외모를 지닌 사람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내면에 더 큰 사랑이 필요한 일이고
그렇게 실천하는 이는 더 큰 사랑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 외에도 이미 소소한 것에서 우리는 상대를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후각', 즉 그 사람의 냄새도 마찬가지로 큰 역할을 합니다.
향기를 풍기는 사람과 악취를 풍기는 사람은
앞서 표현한 외모가 준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길 수 있습니다.
악취가 나는 데에도 그 앞에 머물 수 있고 그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사랑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 '청각'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따라서 우리는 어느새 그를 분별하고 있습니다.
목소리의 좋고 나쁨도 상대와의 관계에 작용을 시작합니다.
기타 '촉각'과 '미각'이 있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만남에서 이것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오감에 관련된 상대의 인지에는
좋은 것들보다는 오히려 좋지 않은 것들을 극복하고 다가서는 것이
우리의 사랑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좋은 것을 좋아하는 것에는 받을 만한 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피상적인 단계에 속하는 다른 것들로, 돈, 학연, 지연 등등이 속합니다.
2단계 - 내부구조
가장 피상적인 단계의 접촉이 끝나고 나면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제는 그 사람의 내면에 지닌 것들이 드러납니다.
그가 실제로 지닌 학식, 재주, 습관, 감정 등등이 지속되는 만남 속에서 자연스레 드러나고
우리는 그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참 어리석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도 전혀 그를 아는 게 아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그가 사는 환경에 따라서 그에게 자연스레 쌓인 것들이지
그러한 것들이 곧 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의 지식이 그가 될 수 없고, 그의 재주가 그가 될 수 없고, 그의 습관이 그가 될 수는 없습니다.
3단계 - 원의
한 걸음 더 나아갈 시기입니다.
그의 본질적인 '의도'들이 간파됩니다.
이 사람이 이걸 왜 하는지, 무엇 때문에 이걸 하는지가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나가기 위해서는 그와 삶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슬쩍슬쩍 만나는 사람은 충분히 '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매일일지라도 하루 중에 한 순간만 잠깐 만나는 사람이라면
그 순간만을 잘 꾸며 충분히 속일 수 있습니다.
이 3번째 단계의 만남에는 '와서 보라'가 요구됩니다.
그와 함께 진득한 시간을 보내고 꾸밀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는
서로에 대한 속깊은 대화와 나눔이 요구됩니다.
비록 단 하루를 만날지라도 이 작업까지 이루어진다면
당신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도달하는 두 사람은 잘 없으며
제 아무리 친한 줄 알았던 친구라도 이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때로는 전혀 의외의 모습, 내가 전혀 몰랐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잘 아는 사람, 이 3단계까지 진행된 만남을 얼마나 지니고 있습니까? 그리고 예수님과는 어떠한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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