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마태 14,16) 말씀을 전하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부담스러워 합니다. 도대체 복음이라는 것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전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할 때가 많지요. 마치 초등학생에게 대학 과목 수강 신청을 해야 한다고 억지로 떠미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말씀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전하는 것은 굶주린 이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수많은 군중들이 몰려 있는 가운데 그들을 모두 먹일 빵을 찾으라는 것은 ‘계산상’ 불가능해 보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의 계산상으로는, 그들이 가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는 오천명을 먹이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틀림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불가능한 상황 앞에서 절망하기보다는 그러한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믿음’을 지니기를 바라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가진 그 소박한 봉헌물을 받아들여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지닌 것이라고는 우리의 몸뚱아리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지닌 것으로도 충분히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설령 내가 방안에만 틀어 박혀 살아가면서 인간 관계가 거의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불가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의지를 하느님에게 봉헌하기만 한다면 하느님은 그 소박한 봉헌물로 엄청난 것을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가 부족한 이라고 해서 그 어떤 활동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저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스페인어도 몰랐고 볼리비아도 몰랐지만 일단 나가서 부딪혔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원하셨던 일을 이루셨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니 저는 한국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걱정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저를 하느님에게 내어 맡기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