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 (루카 12,21)
우리는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통상적인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 혹은 ‘자신이 유용할 재화가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이기심’과 ‘탐욕’이 도사리고 있는 사람이지요. 물론 그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해서 ‘증오, 시기, 질투, 불화, 불행, 슬픔’과 같은 요소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언제나 다른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그 비교 대상도 언제나 자기보다 수준 높은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늘 스스로 ‘불행’해 합니다. 그리고 남들이 행복한 꼴을 올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전혀 다른 의미의 부자가 있으니 바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아낌없이 내어 바치는 사람이지요. 이 사람들은 돈이 많건 적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성실하고 온유하며 평화롭고 기쁨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줄 알지요. 이들의 특징은 ‘이타심’이고 ‘겸손’입니다. 자신의 주제를 알고 또 다른 이들의 고통을 나누어 질 줄도 알지요. 그래서 이들은 늘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들은 조화롭고 온유하며 친절하고 자비롭지요. 그래서 이들 주변에 모여드는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넘쳐 흐릅니다.
우리는 이 두 번째 의미의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작 소유한 것은 많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지요. 손에 돈이 있으면 돈을 내어줄 것이고, 손에 아무것도 없으면 자신이 지닌 시간과 사랑을 내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본당에서 일을 해 보면 이 양측의 부자들이 얼마든지 드러나곤 합니다. 정말 하느님을 위해서 부자인 사람은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어 봉사를 실천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으로 어떻게든 때우려 하고 그마저도 아까워하는 마음으로 내어주기가 일쑤이지요. 그러면서도 감투라는 감투는 모조리 쓰려고 안달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당의 직분들은 모두 ‘봉사’하기 위함인데 정작 봉사할 마음은 하나도 없이 그저 그 자리의 위세만 누리려는 것이지요.
부유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영혼의 내면에 덕이 넘쳐 흐르는 부자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반대로 단순히 돈만 바라는 부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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