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한국으로 돌아와서 처음으로 근처 본당에 가서 미사 참례를 했습니다. 공동 집전을 했지요. 역시 한국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의는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강론대 위에 있는 물잔이며 거의 완벽하게 다림질된 제대보와 주일이라고 제대 양쪽으로 3개씩 놓여 있는 촛대며 모든 것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지요.
신자들은 조용하고 정숙하고 경건했습니다. 어쩌면 시골 본당이라 어르신들이 더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체를 모시는 손은 모두 가지런했고 거의 모든 신자들이 빠짐없이 성체를 모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성가대의 준비된 노래, 멋들어진 오르간 소리, 시편 성가의 아름다운 선율, 제단 양 옆의 플랜카드, 장궤틀이 모두 달린 깔끔한 장의자…
모든 것이 다 구비되어 있었지만 실은 저로서는 뭔가 허전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깔끔하고 정돈된 나머지 그 안에서 쉽사리 머무를 수 없는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었지요. 다이나믹함, 생동감이 부족했습니다.
틀리지 않고 틀려서는 안되고 틀리면 비난을 받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부족하고 힘든 이들이 함부로 끼어들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행여 어느 꼬마가 철없이 장난을 치다가 큰 소리라도 내면 모두가 성가시다는 얼굴로 뒤돌아보며 그 아이를 노려볼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물론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유아방’이 따로 있어서 모든 잠재적인 소음의 문제를 일으킬 아이들은 따로 수용이 되니까요. 볼리비아 처럼 미사 중에 젖달라고 우는 아이나 제대 앞에 나와서 바닥에 엎드려 노는 아이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돈됨과 깔끔함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여유와 이해와 관용을 잃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평화의 인사 때에 제대 위에 올라와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아이의 천진함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