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 두 가게가 빵을 팔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가게도 가고 저 가게도 가면서 먹고 싶은 만큼 빵을 사먹곤 했습니다. 가게 주인들도 버는 것으로 먹고 사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었지요.
하지만 어느날 한 빵집 주인이 ‘돈욕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빵을 사람들이 더 사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나는 밀가루로 만든 빵인지라 별다른 차이를 만들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빵집 주인은 ‘소문’을 내기로 합니다. 자신이 만든 빵 속에 있지도 않은 특별한 무언가를 넣었다며 더 건강에 좋고 더 맛있다는 소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부풀려진 소문에 이끌려 그 빵집을 더 많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그 빵집 주인은 꽤나 돈을 만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늘자 빵을 더 많이 급하게 만들어야 했고 빵은 더욱 볼품 없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빵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직접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문이 아니라 진실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빵에 대한 진실한 의견을 내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헛소문의 빵집을 하나씩 둘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은 정반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잠시 돈 맛을 본 빵집 주인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뒤늦게 후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회복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체험한 경험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습니다. 모아두었던 돈은 이미 유흥비로 써버린 지 오래였고 손님은 손님대로 줄어서 그 빵집은 결국 망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헛되이 부풀려서는 안됩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겸손’의 모습입니다. 내가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겸손의 자리입니다. 허영은, 즉 내가 실제로는 아니면서 부풀려진 나를 지니고 있는 것은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되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세상은 흔히 내가 아닌 나를 강요하곤 합니다. 나를 잘 꾸며야 하고 좋은 제품으로 드러내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내면의 충실함을 올바로 전하지는 못합니다.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도록 가르쳐주지는 못합니다. 세상은 1등에게 박수를 쳐 주지만 14등이나 26등에는 그 어떤 관심도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그 이유를 아십니다.
누군가는 공부를 잘하고, 누군가는 음악을 잘 하고, 누군가는 참을성이 많고, 누군가는 다정합니다. 세상은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커다란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곳입니다. 세상 그 어느 누구도 필요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에게 이러저러한 직업이 돋보이고 많은 돈, 명예, 권력을 지닐 수록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있는 그대로 소중한 이들입니다. 다만 우리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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