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장이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드는데, 옹기그릇에 흠집이 생기면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되풀이하였다. (예레 18,4)
그렇습니다. 옹기장이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그릇이 나올 때까지 진흙을 반죽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옹기장이의 일이고 또 권리이기도 하지요. 옹기는 자신을 빚는 이에게 저항할 수 없습니다. 만일 진흙에 너무나 많은 이물질이 들어 있다면 옹기장이는 그 진흙을 내려두고 다른 진흙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해서 그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완성은 우리가 세상을 마감하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삶 자체는 하나의 빚음의 과정이 되는 것이지요.
하느님은 이런 저런 작업을 하십니다. ‘명작’을 만들기 위한 시도이지요. 우리는 그때마다 하느님의 손길에 우리를 맡겨야 합니다. 그 손길이 싫다고 저항하고 작업대에서 떨어져 바닥의 쓰레기를 묻혀 버리면 하느님은 다른 진흙을 쓰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는 것이지요. 때로는 부드러운 손길이, 때로는 강한 손길이 우리를 다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견딜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 마냥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결국 하느님은 명작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작품이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것은 단순히 하느님에게 달린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달린 문제입니다. 하느님은 결국 당신이 원하신 일을 하시겠지만 그 거룩한 순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닌가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린 몫이지요.
성당에 나가는 게 지겹다고, 작고 큰 시련 거리가 있다고 해서 이 길에서 스스로를 포기해 버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루어지는지 알지도 못하는 채로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하는 셈이지요.
인내를 가지십시오. 하느님은 원하시는 것을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당신의 작품으로 만들 것입니다.
“이스라엘 집안아,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예레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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