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를 떠나 오면서 사람들에게는 하느님께서 저에게 계획한 것이 있노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로서도 알 도리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계실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 최종적인 목적과 의도를 믿고 따르는 것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에게 나쁜 것을 줄 리는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편에서는 싫게 느껴질지 몰라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은 모두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눈 앞의 사건들에 울고 웃곤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것으로 분별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그 안에 든 방향성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누군가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게 됩니까?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라면 그는 그 돈을 선한 목적으로 합당한 곳에 쓸 것이고, 그것이 나쁜 것이라면 그는 언젠가 제 값을 치뤄야 하게 될 것이니까요.
우리는 때로 지극히 피상적입니다. 외적인 현상에 얽매여서 여러가지 것들을 분별하곤 하지요. 하지만 하느님은 내면의 깊은 곳에서부터 우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며 우리에게 가장 합당한 길을 내어주시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하느님을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하고 믿는 것 뿐입니다.
하느님에게 믿음을 두지 않는 사람은 저마다의 신뢰 거리를 찾게 됩니다. 누군가는 돈을 신뢰하고, 누군가는 권력을 신뢰하고, 또 누군가는 오직 자기 자신을 믿는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의 실체를 잘 알게 된다면 전혀 믿음을 둘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됩니다.
영원하시고 전능하신 분이 아니면 우리를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주인은 없는 셈입니다. 소경은 소경을 이끌지 못하니까요.
하느님에게 내어 맡겨야 합니다. 하느님에게 우리의 주도권을 내어 드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모든 것을 하느님에게 맡기고 우리로서는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예전보다 더 성실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니까요. 우리는 예전보다 더 책임감 있고 고통을 감내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