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마태 13,44)
이 비유를 재산에 비유한다면 실제로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더 좋은 가치를 가진 것을 거의 무상으로 얻을 기회가 생기면 사람들은 그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쇼핑 센터에서는 온갖 할인 행사를 합니다.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이것이 영적 차원으로 접어들면 사람들은 그러려니 합니다. 듣기에는 그럴싸 하지만 실제로 움직이지는 않지요. 사실 영적 의미로 무엇이 ‘보물’인지 전혀 알아 차리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막연히 보물은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하지요. 얼마나 좋은 것이며 그것이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셈입니다.
영적 차원의 보물이라는 것은 바로 하느님과 그분에게서 나오는 가르침들을 말합니다. 물론 가장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시지요.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따라서 그분의 십자가는 우리의 ‘보물’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진리를 사람들은 거의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이해를 해서 다가서지 않으려고 하거나 그 길이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거나 합니다.
그러나 보물을 보물로 인지하는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보물을 사려고 하고 그 보물이 뭍힌 밭을 사려고 합니다. 그것이 보물을 발견한 자의 모습입니다. 반대로 그 보물을 의심하는 이, 그 보물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는 그런 희생을 치를 마음이 없습니다.
단순히 신앙을 지녔다는 표현이 ‘보물’을 올바로 인식했다는 의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물을 만난 사람은 분명히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즉, 가진 것을 팔아 치우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지닌 것을 희생하지 않으면 보물도 존재하지 않는 법입니다.
우리는 희생을 두려워하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잃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얻지도 못합니다. 그 밭을 사려면 많은 것을 희생하고 투자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아직 손에 쥔 것이 더욱 실제적으로 보이고 그 ‘보물’이라는 것은 딴세상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쥐고 있는 것을 절대로 놓지 않으려고 하고 보물을 사기를 두려워합니다.
그런 가운데 보물을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제 몫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좋은 몫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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