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복은 뭐예요? 그리고 안수도 알고 싶어요. 뜻도 모르고 전에 받았고 시험 전에 자발적으로 가서 받기도 했는데 아직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축복, 강복, 안수… 교회 안에서 참으로 자주 접하면서도 실제적인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드릴까 합니다.
먼저는 '복'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하겠지요. 교회 안에서 '복'은 '은총', '축복', '은혜' 등등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막연히 그저 '좋은 것', 좀 더 부가설명을 하자면, 하느님으로부터 받게 되는 우리의 일상적인 것들을 벗어난 예외적인 '좋은 것'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먼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좋은 것을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좋은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영양가 풍부한 '밥'을 먹이고 싶어하는데 아이들은 '사탕'을 먹고 싶어합니다. 이 경우에 아이들은 엄마가 사탕을 주기 전까지 '밥'을 '복'이 아니라 도리어 '재앙'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밥을 먹지 않겠다고 악을 쓰며 울부짖는 아이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엄마로서는 얼마나 기가 찬 일입니까.
하느님은 우리에게 좋은 것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좋은 것에는 일상적인 좋은 것과 특별한 좋은 것이 존재합니다.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좋은 것들은 우리의 눈 앞에는 당장에 그닥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 일쑤입니다.
일상적인 좋은 것들, 즉 일상적인 은총은 받는 이의 수용능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가 작은 그릇을 들고 있다면 작은 것이 담길 것이고 내가 큰 그릇을 들고 있다면 큰 것이 담기게 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비처럼 쏟아지지만 우리는 우리의 수용 능력에 따라서 더 혹은 덜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특별한 은총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설령 수용자가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주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부제 서품때에 이 직분은 주교의 안수를 통해서 대상자에게 주어집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올바로 깨닫고 받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 즈음에서 원래 질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수라는 것은 손을 얹는다는 뜻입니다. 이는 어떤 행위의 동작 그 자체를 드러내는 단어입니다. 세사제의 첫 안수를 받으러 가면 새 사제는 사람들에게 손을 펴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줍니다. 이 안수 중에 강복이 이루어집니다. 강복이라는 것은 복을 빌어준다는 의미로, 안수라는 행위 뿐 아니라 대상자의 이마에 성호를 그어 준다던지 사제가 군중을 대상으로 십자성호를 그음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려는 '복'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일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사제에게 은총과 복을 청할 때에 사제의 강복과 안수의 행위를 통해서 분명히 복은 내려오고 여러분들은 그 복을 확실히 받으셨다고 믿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은총과 복은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시간이 한참이나 흐르고서야 비로소 하느님의 은총을 조금씩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주시려는 모든 것을 달게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 (욥기 2장 10절)
강복 http://info.catholic.or.kr/dictionary/view.asp?ctxtIdNum=117&keyword=%B0%AD%BA%B9&gubun=01
안수 http://info.catholic.or.kr/dictionary/view.asp?ctxtIdNum=5976&keyword=%B0%ED%C7%D8%BC%BA%BB%E7+%B9%E6%B9%FD&gubun=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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