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신부님들을 만났다.
나를 포함해서 마침 멀리서 모인 동기 신부님들의 환영,
그리고 축일을 맞이한 신부님의 축일축하라는 이유였다.
내가 해산물이 먹고 싶다해서 마련된 자리에서
함께 술을 한 잔 걸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간만에 적지 않은 동기들이 모인 자리에서
마치 신학교 시절을 되감기라도 해 놓은 듯이
신학생 시절 늘 그랬던 서로간의 시덥잖은 농담들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저런 소식들을 나누고
때로는 저마다 지금 처해있는 삶의 자리에서의 고충들이 나왔다.
들으면서 "아, 이런 고민들 하고 사는구나." 생각했다.
듣는 데에 주력했다.
무슨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 선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도 아니어서
그저 열심히 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하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에게 집중해서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그 '걱정'이라는 것에서
참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로 가라고 하든지 가고,
무엇을 하라고 하든지 하며,
주는 대로 받고,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하면,
사실 한 사람의 사제가 세상 안에서 지닐 가능성이 있는
현세적 걱정거리들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 같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요한6,7)
이 구절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어느 자리에 있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우리의 삶은 보람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평화가 우리들과 함께 할 것이다.
나는 사제직이 참으로 축복받은 직분이라고 생각하며,
사제가 사제로서의 능력을 펼칠 때에 그 힘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동기 신부님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살아낸다면
참으로 많은 신자분들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우리 동기 신부님들을 위해서
나아가 모든 사제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수 밖에…
"신부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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