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맥주를 따르면 거품이 일어납니다.
그 때에는 맥주를 마시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동안 거품을 삼키지 않으면 맥주가 입에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는 잠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면 거품이 가라앉고 맥주가 드러납니다.
휴가를 나와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서
내 마음 속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시간이 좀 지나면서부터입니다.
내가 여기 온 것은 형의 서품식을 위한 것이었고,
이제 그것이 끝나고 나니 비로소 거품이 좀 빠지는 느낌입니다.
내 마음의 소요가 조금은 진정되고
나 자신이 보다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높은 언덕의 고비를 지난 것 같으니
지금부터는 다시 슬슬 들어갈 준비,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형제 사제들과
신자들 생각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한국은 시원해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기에는 참 좋습니다.
형님 신부님의 첫미사가 곧 거행이 됩니다.
미사 중에 많은 분들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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