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 식구들이 형의 서품을 맞이해서
축하식 겸 식사를 한다고 하길래
나도 곁에 꼽사리를 껴서 나가서 얻어먹고 왔다.
배가 그득하다.
아무도 먹으라고 강요한 사람이 없음에도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니 몸이 절로 움직여
결국 과식을 하고 말았다.
내가 이토록 나약하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혹자는 또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간만에 한국 나왔으니 많이 드셔야지요.'
선교사제를 향한 그의 애정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선교 사제에게 '과식면허'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일단 밥을 많이 먹으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자연스럽게 육체가 노곤해지고 잠이 따라 온다.
그렇게 밀려드는 육의 요구에 응답해서 낮잠이라도 한 숨 자고나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고 없다.
나는 가지치기를 잘 못하는 것 같다.
적지않은 일들이 나의 인간적이고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정신을 차리고 더 큰 틀로 세상을 바라보아야겠다.
사라져 버릴 것들에게서 마음을 떼고
영원할 것들을 위해 시간을 채워 나가야지.
오늘 저녁에 또 약속 있는데…
이 마음 잊지 않고 영원을 위해서 살도록 마음 다잡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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