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집착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완성시키고,
집착은 상대를 파멸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사람들은 집착하면서 '사랑'한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으로 시작했다가도 집착으로 변해 버린 경우도 많다.
'집착'이라는 건 뭘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 마음이 거기 들러 붙는 것이다.
내 앞에 놓인 존재는 그 자체로서 고유하게 존재하는데
내가 그 주변에 머물고 그와 관계를 맺으면서 점점 내 마음을 그에게 덮어 씌우는 것이다.
연필 10자루가 있고 모두가 똑같이 유용한데,
하나의 연필을 깎아서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 쓰는 이 연필에 점점 마음을 붙이게 되고
결국 그 연필을 잃어버려도 다른 연필을 쓰면 되는 것을
이 연필이 아니면 안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상태가 '집착'의 상태인 것이다.
이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발생하기 쉬워서
우리 주변에 놓여있는 인간관계는 그것이 친구이든, 같은 직장의 동료이든
심지어는 같은 혈족이나 가족이든 간에,
그 모든 관계가 하느님께서 적합하게 마련해 놓으신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집착'을 하게 된다.
결국 그 상대를 있는 그대로의 '그'로 바라보지 못하고
내 마음을 페인트 바르듯이 발라놓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집착이 강한 만큼 '실망'도 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위 '기대'한 만큼 실망하게 되는 법이다.
이 사람은 원래 2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에게 내 마음을 주면서 그 기대치를 한껏 높여서는
4나 5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멋대로 나 혼자 착각해 버리고는
이 사람이 2를 개선시켜서 3을 해 나가는 중인데도
왜 4나 5를 하지 못하느냐고 다그치기 일쑤다.
이제 그를 원래의 자리에 돌려놓자.
세상의 모든 사람은 각자 자기 자신의 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를 그의 고유한 자리에 돌려놓고 이제 그를 제대로 바라보자.
우리가 바라던 바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는 그 사람 그 자체일 뿐이다.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만큼 상냥하지도, 아름답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그는 지금의 있는 모습 그대로의 그 사람이다.
우리가 이렇게 인정할 줄 알 때에,
비로소 우리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도 알게 된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를 하느님 안에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하느님의 시선으로 그 사람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은 기다려주시는 분,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며
있는 그 사람을 더 자유롭고 온전하게 성장 시키시는 분이시다.
여러분의 남편과 자녀들, 여러분의 부모님들,
여러분 가까이의 친구들, 이웃들…
그 모든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을 덮어씌워서 '집착'하고 좌절하지 말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시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그가 여러분들의 진정한 사랑 안에서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집착하지 말자.
사랑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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