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하는 소리가 있다.
'너희는 옛날을 몰라서 그런다'면서 시작되는 어른들의 유세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 쉽게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지고가는 고통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군대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옛날에는 군대가 몇 년이었는데 요즘은 짧아졌고 환경도 좋아졌어.'
몰라서 하는 소리다, 옛날에는 고만고만하게 살아가던 수준에
그런 열악한 환경의 군대를 갔기에 그 생활이 견딜만했었다.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너무나 부요한 환경에서
자유와 그 밖의 편의를 억압당하는 군대에 가야 하기에
고통의 정도 면에서는 과거와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잘 살게 된 환경을 선택할 수 없었다.
이들은 이미 태어났을 때부터 그런 세상에 살아온 것이다.
또한 지금의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컴퓨터가 뭔지도 몰라도 큰 불편없이 생활했던 환경의 어른들이
요즘의 기술 문명의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복잡한 문화를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명절에 떡이나 얻어 먹기만 해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어른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된 노X페이스를 입지 않으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이다.
서로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껴안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제 어른들은 자녀 세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거두고 그들의 현실로 내려와
그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바라봐 주어야 하고 감싸 안아야 하며,
우리 젊은이 세대 역시도 어른들의 그 고집스러움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감싸 안아야 한다.
두 사람이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서로서로에게 집중해 있으면
서로의 단점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나아가고자 하면
서로의 부족함을 메꾸고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게 된다.
두 팔이 없는 이와 두 다리가 없는 이가 마주 앉아서
서로 할 수 없는 걸 비난하고 서로 할 수 있는 걸 자랑할 게 아니라,
두 팔이 없는 이가 두 다리가 없는 이를 등에 업고
둘이서 한 사람의 몫을 해 나갈 수 있다면
세상은 분명 조금은 더 아름다워 질 것이다.
이제 '몰라서 그런다'는 말을 하기보다
모르는 부분을 서로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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