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미래에,
도심지에 전쟁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숨을 곳을 찾아 피해보지만
현대전에서 숨을 곳을 따로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으며 도시는 황폐하게 변해 버렸습니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기도 물도 공급되지 않는 도심지는
인간에게는 죽음의 도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온갖 위용을 자랑하던 도심지의 편의시설들은
아무 짝에도 소용없는 것들로 변해 버리고,
인간들의 위선과 허영은 심판을 받습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마실 물과 먹을 것을 찾아 떠납니다.
참으로 천시되던 이들이 부각됩니다.
그들은 다름아닌 농부와 어부들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기초적인 것을 제공해 주던 그들에게
사람들은 다가가 먹을 것을 구걸하게 됩니다.
제가 설명하는 이 모습은
앞으로 일어나게 될 영적인 상황을 설명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외적으로 커져가는 교회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사실 교회는 무척이나 거대합니다.
신자들의 열성과 신앙이 그 외적인 거대함에 맞물린다면 문제될 건 없습니다.
100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100의 물건을 다루는 게 무슨 문제이겠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60의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100이 주어졌을 때입니다.
한때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1000의 능력을 지녔던 한국교회였고
그에 발맞추어 외적인 성장도 거듭해 왔지만,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 내적인 원동력이 차츰 희미해진다는 느낌입니다.
이 내적인 교회를 올바로 세워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음에도
사람들은 내면을 살피기보다는 외적인 것에 집중한다는 느낌입니다.
유럽교회의 실상을 눈 앞에 두고도
여전히 뭔가를 세우고 키우고 확장하며 건설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는 중에 신자들은 목이 마르다고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래서 이를 읽어낸 이들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예전의 콸콸 나오던 도시의 수도꼭지의 운명을 직감하고
이제 스스로 우물을 판 이들입니다.
이들은 목동이 되고, 농부가 되고, 어부가 되어,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양식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교회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하느님에게는 '불가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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