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경강의 마치고는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8월 내내 우르꾸삐냐 성모상 축제 9일기도를 저마다 다른 날짜에 한다고 난리인데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같은 볼리비아 사람에게서 이런 의견이 나온다는 것이 새삼스러웠습니다. 결국 이상한 것은 저만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닌 셈이었지요.
“문화는 존중합니다. 각 나라마다, 각 지역마다 저마다의 문화가 있지요. 하지만 이 문화는 단순히 좋은 시선으로만 보기는 힘이 듭니다. 오늘 성경강의에서도 배웠듯이 사람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거든요. 돈을 사랑하거나 하느님을 사랑하거나 둘 중 하나이지요. 물론 신실한 마음으로 성모상을 모시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성모상 ‘숭배자들’은 하느님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돈’을 위해서 성모상을 모십니다. 즉, 자기 상점에 돈 더 잘 벌게 해 달라고 모시는 경우가 많지요. 이들이 섬기려는 것은 돈이고 결국 자신의 욕구인 셈입니다. 이들이 하는 축제의 양상을 보아도 그러하지요. 성모상을 모셔두고 축복을 받은 다음에는 술판을 벌이고 잔뜩 취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그들이 성모님의 겸손과 신앙을 얼마나 본받고 있는지는 의심할 만 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공적인 자리의 성모상 축복식은 사람들을 가르칠 목적으로 가도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하려는 축복식은 사양하고 오히려 미사 때에 그 작은 성모상을 들고 오라고 가르치곤 하지요. 거듭 말하지만 저는 문화는 존중합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게 분명하지요.
이제 본 질문으로 돌아옵시다. 9일기도를 저마다 하는데 도대체 언제 해야 할까요? 자기들이 원하는 때에 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때에 마칩니다. 제가 하고픈 이야기는 그들이 하고픈 걸 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원하는 건 하게 마련이니까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내버려두면 되는 셈입니다. 그냥 하고픈 걸 하게들 두고 그것 때문에 마음쓰지 마십시오. 그들은 신앙의 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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