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남미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뭔가 아직 미개하고 못배운 민족을 떠올립니다. 같은 취급을 우리도 미국이나 유럽 사람에게 당해 왔습니다. 여전히 미국 사람들 중에는 한국이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보리죽이나 먹는 미개한 나라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같은 미국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에게 또 유럽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조 때에 같은 취급을 다른 민족에게 당해 왔을 것입니다. 아랍 문명이 한창 고도의 문명으로 발전하고 있을 때에 유럽은 미개한 민족이었을테지요.
남미 사람들은 미개하지 않습니다. 만일 미개하다는 것이 ‘기술 문명이 얼마나 들어와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내면에는 하느님이 선물한 동일한 영이 깃들어 있고 우리가 갖추고 있는 모든 능력들이 잠재적으로 깃들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일깨워 준 사람이 없을 뿐이지요.
저는 이들에게 필요한 학교 교육, 의료 혜택을 제공할 순 없습니다. 그것은 이 나라가 천천히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들에게 내면의 교육을 얼마든지 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서 가르치고 우리가 그 길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실제로 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모든 것은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버에 엄청난 양의 지식 정보를 저장해 놓을 수는 있겠지만 ‘선한 마음’이 없이는 그러한 정보들이 유용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악용되는 경우가 더 많지요. 인간의 영이 지닐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향성을 하느님에게로, 즉 선과 진리와 사랑에로 돌리지 않으면 우리의 모든 활동은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머리에 지식이 가득하지만 가난한 이를 도울 줄 모르는 못된 의사보다는 그저 자신이 가진 빵 한조각이라도 나누려는 가난한 할아버지가 더 소중한 법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의사를 ‘영적으로 미개한 사람’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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