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굶주리면 모든 것이 맛있고 감사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배가 부르면 ‘입맛을 자극하는 것’을 찾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쾌락에 서서히 중독되어가기 시작하고 더한 쾌락거리를 찾기 시작하게 됩니다. 한국의 지금의 식도락 문화를 마냥 즐기면서 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은 쾌락을 탐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사물들의 본래의 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삶에는 기쁨도 슬픔도 맑은 날도 흐린 날도 있는데 언제나 맑은 날 만이 이루어지기를 탐내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아무리 부유하고 권력이 강하더라도 그의 삶의 일부에는 언제나 그림자도 깃들게 마련인 것입니다. 그 어둠의 시기를 현명하게 수용할 줄 알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삶의 기쁨을 더욱 기쁘게 즐길 수 있는 법인데 언제나 쾌락으로 삶을 채우니 삶이 지겨워지기 시작하는 것이고 더욱 자극적인 쾌락을 찾기 시작하다가 결국에는 죄악에 빠져드는 것이지요.
제가 한국에 휴가를 가서 잠시 머무는 동안 텔레비전만 틀면 맛깔스런 음식과 그것을 먹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그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라도 한 듯이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는 셈이지요. 삶 안에서 다른 쾌락거리가 없으니 그것으로라도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껏 자극된 중추신경은 이제 일상의 밥상을 바라보면서 감사는 커녕 투덜거림을 쏟아놓게 만듭니다. 뭔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된 모습입니다.
장밋빛깔만 찾아다니는 삶은 참으로 초라한 삶입니다. 때로는 화장실 청소도 하고, 구린 냄새도 맡고 그것을 견뎌내고 이겨내고 하면서 나중에 샤워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개운함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쾌락의 문화에 젖어들지 않게 되도록 스스로 보호하십시오. 사실 SNS의 적지 않은 부분이 이미 이 문화에 젖어들어 있습니다. 눈을 뜨고 바라보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기를 그치고 언제나 늘 새롭고 참신하고 맛깔스럽고 신기한 것을 찾기만 하는 것은 이미 우리가 쾌락의 문화에 젖어들어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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