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잡다한 돌들이 널부러진 척박한 땅에 멋진 건물을 짓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은 땅 위를 정돈하는 일입니다. 쓰지 않을 돌들을 치워내고 땅도 평탄화 작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기본을 마련한 뒤에 비로소 세우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한 사람에게 신앙을 선물하는 것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먼저는 그의 내면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잡다한 것을 치워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릇된 생각들, 편협한 생각들과 이기적인 마음들, 무엇보다도 죄를 걷어 내어야 합니다. 죄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라나는 가시덤불 나무와도 같아서 그냥 방치해 두면 땅에 뿌리를 박고 아무것도 들어서지 못하게 가로막게 됩니다.
이러한 청소 작업은 사람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게 됩니다. 스스로 청소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잔해들만 지니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청소가 불가능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치우려는 마음이 있는가? 새로운 건물을 세우려는 마음이 있는가?’ 하는 본인의 의지입니다.
설령 본인에게 청소를 할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만일 치우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으면 자신을 치워줄 수 있는 분에게 문을 열어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지마저 없다면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시작도 해 보기 전에 자기는 안된다고, 자기는 그런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고, 이미 늦었다고 제 풀에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그가 스스로에게 규정하는 그 말대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일단 청소가 완료되고 나면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건물을 세우게 됩니다. 저마다의 노력대로 또 지으려는 분의 의지대로 건물이 들어섭니다. 이 건물은 절대로 외적으로 그 화려함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영적인 건물이 견고하고 웅장하더라도 그 사람의 외양으로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건물은 지극히 내적인 건물이라서 그 사람의 내면에 고이 간직되어 있게 마련이고 오직 그의 말과 행동으로 가끔씩 드러날 뿐입니다.
건물은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완공되지 않습니다. 건물이 완공되는 때는 세상을 떠날 때입니다. 그 동안 소중히 간직되어 오든 그 건물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날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숨겨져 있던 실체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는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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