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이 있는 것과 착한 것은 다른 것입니다. 교양이 있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교육을 받았고 상식이 통한다는 것이지만 그 자체로 착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교양은 있지만 전혀 착한 마음은 없고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외적으로 화려함을 뽐냅니다. 하지만 그 외적인 화려함이 내적인 공허를 감추지는 못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소유한’ 것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지닌 교양 때문에 그것을 바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일쑤입니다. 한바퀴 둘러 말하는 것이지요.
- 아, 요번에 차를 한 대 새로 사긴 했는데 할부금 값는 게 만만치 않네. (나 차 새로 샀어 인간들아. 어서 나의 새로운 차를 보면서 경배하렴!)
- 시내에 건물을 하나 구하긴 했는데 요즘 세금 문제가 참 쉽지 않더구만. (나 시내에 건물을 가지고 있어 이 천한 것들아. 어서 나의 부유함에 감탄하렴.)
- 아들이 미국에 유학을 가긴 했는데 잘 하고 있는지 영 걱정이네요. (내 아들은 미국까지 유학 갔단다 이 미천한 인간들아. 그러니 나의 노력과 성공을 칭송하렴.)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도와준 적도 없고, 그들의 우러나오는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소유를 자랑하고 남들 앞에서 자신의 영광을 들어높이려 애를 쓰지만 그 모든 것은 그들의 외적으로 덧붙여진 화장품 찌꺼기 같은 것들에 불과하고 정작 자기 자신은 탐욕과 이기심, 개인주의, 허영과 교만에 가득한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은 사실 거의 모두가 그런 그의 모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의 세력과 교묘한 악의 때문에 차마 말을 못할 뿐이지요. 함부로 대들고 나섰다가는 무슨 풍문을 퍼뜨려 그 맞선 이를 공격하려고 들지 모르니까요.
부자들 중에는 교양이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스타X스에 가서 베인띠에 휘핑크림을 추가해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고 로제 와인에 취할 줄 아는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공허하기 짝이 없습니다. 실제로는 참으로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들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일체의 동정마저도 거부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언제라도 타인을 깔볼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지요.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마태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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