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본당으로 안내장이 날라 왔습니다. 근처 동네 진료소에서 ‘성교육’을 한다는 것이었는데 거기에 쓰인 표현들이 참 애매한 것이었습니다. 사전에 청소년들을 교육해서 엉뚱한 일을 예방하는 게 아니라 이미 일을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보다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그 방법이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불안전한 낙태’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는 것이었지요. 제가 스페인어의 심오한 단계에 이르지 못해서 사무원에게 제가 느끼는 것을 설명해 주고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사무원도 동의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 신부님, 요즘 청년들이 가임기간과 피임 방법에 대해서 몰라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 거예요. 이미 상당히 많이들 알고 있어요. 문제는 더 느끼고 싶어한다는 거지요.

- 그러니까 피임 기구 없이 더 직접적으로 느끼고 싶어한다는 거죠?

- 네, 맞아요. 더 감각적인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거지요.

- 하느님과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거군요.

- 네. 어르신들은 어렸을 적에 그런 정보들이 없었고 성관계에 대해서 더 존중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오늘날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이미 잘 알고 있고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접하고 있지요.

- 맞아요. 더군다나 인터넷으로 인해서 원하면 언제라도 그런 이미지들을 접할 수 있지요. 제가 할 일이 많군요.

그렇습니다.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일이 정말 많지요.
“사제들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도록 내 백성을 가르치고, 부정한 것과 정결한 것을 구별하도록 그들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에제 4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