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미사에서는 사람들의 선과 악에 대한 인식이 흐트러져 있다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좋은 것을 선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나쁜 것을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된 선과 참된 악에 대해서 감각이 흐려져 있지요.
간단한 예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이 좋기 때문에 마십니다. 그리고 자신이 피상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느끼는 것을 선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 술을 마시는 남편을 집에서 맞이해야 하는 아내에게는 술은 ‘나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남편은 주사를 부릴 것이고 곤히 자는 아이들을 깨워서 귀찮게 할 것이며 숙취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과 악을 올바르게 분별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시는가 하는 것이 선과 악의 핵심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은 우리에게 ‘양심’을 통해서 그것을 이미 나침반으로 넣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나침반은 망가질 가능성이 있지요. 양심은 무뎌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셨고 그 아들은 사도들을 뽑아 세워 가르침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의 뒤틀린 마음을 다시 바로 세우기를 바라셨지요. 무엇이 하느님을 향한 방향이고 무엇이 세상을 향한 방향인지를 똑바로 보게 만드신 것입니다.
사제들은 사람들을 열심히 가르쳐야 합니다. 그들이 다시 바로 설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저 몇 가지 본당 활동으로 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사제의 일은 일상적으로 하는 성사활동이나 사목회 활동으로 축소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들 앞에서 나침반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내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에는 마음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비록 몸은 교회 가장 가까이 있지만 마음은 하느님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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