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 (요한 13,36)
예수님은 모든 것을 미리 다 알고 계시는 듯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사실 인간의 적지 않은 부분은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술을 너무나도 즐기는 사람이 주머니에 돈이 있고 별달리 할 일이 없으면 당연히 술을 마시러 갈 것입니다. 반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서점에 책을 사러 가겠지요. 저마다 간절히 바라는 것에로 마음이 이끌리고 그것을 하게 마련인 것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만나 그가 진정 무엇을 바라는지 알게 되면 그에게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 짜여진 대로만 일어난다면 세상은 어쩌면 너무나 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짜여진 틀로만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마치 세제로 더러운 때를 씻어내고, 또 깨끗해진 옷을 더러운 것이 망쳐 버리듯이 선은 악에 영향을 미치고, 악은 선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는 나약한 이들입니다. 곧잘 유혹에 걸려들고 어둠에 빠져들지요. 그래서 예수님이 계십니다.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그분 가까이에 머무는 이들,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변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가 비록 지금은 약하지만 변화하게 될 것을 알았지요. 그래서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들은 아직 예수님을 따라갈 수 없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우리 역시도 예수님을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설령 그곳이 십자가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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