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루카 15,28)
큰아들은 동생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큰아들은 아버지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은아들과 아버지의 기쁨이 큰아들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만일 동생을 사랑했더라면 동생의 귀환에 아버지보다 더 기뻐했을지도 모르고, 또 아버지를 사랑했더라면 아버지의 기쁨에 동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큰아들은 둘 다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큰아들이 사랑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자신이 한 일이었고 자신의 위치였습니다. 자신이 충실히 해 나가고 있는 것이 자신의 자부심이었고 그렇게 드러나는 것이 기쁨이었습니다. 늘 아버지의 집에 머무르면서 아버지의 좋은 것들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감사할 줄을 몰랐고 언제나 더 인정받기를 바랬습니다.
작은아들이 살아서 돌아온 그 날, 큰아들은 소식을 듣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도저히 그런 행동을 하시는 아버지를 인정하고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분별이 아버지의 사랑을 지배하려 듭니다.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의롭고 합당한 뜻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죄는 교만이었습니다.
지옥은 교만한 자들이 가는 곳입니다. 아버지의 자비로움이 죄인들에게 펼쳐지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가는 곳입니다. 자신이 하느님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하느님보다 더 올바로 분별한다고 믿는 이들, 그래서 하느님의 자비를 자기 안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가는 곳입니다.
지옥은 자기 스스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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