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이사 42,4)
사실 저는 지치기도 합니다. 열심히 도우려는데 다가와서 함께 일을 하기는 커녕 겨우 붙여 놓은 심지 불을 밟아 끄려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지치곤 합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던 상관없이 자기들 요구대로 살지 않는다고 앙심을 품는 이들을 마주하면 기가 꺾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매번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그런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이라고 다시 다짐을 하고 새롭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희망은 이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래서 이 세상에서 위안 따위를 기대해서는 안되는 거라고 다시 마음을 다잡지요.
슬픔이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슬픔에 뒤따르는 좌절과 절망이 나쁜 것이지요. 슬퍼할 때에는 슬퍼할 수 있습니다. 영혼들의 무너짐을 바라보면서 기뻐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빛을 기다리는 영혼들이 많고 그 영혼들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향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거기에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둠에서 시선을 떼고 하느님을, 참된 빛과 희망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으로 우리는 위안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분 뜻에 맞는 일이라는 것, 그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이지요.
지치거나 기가 꺾이려고 할 때에는 눈을 들어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길이신 분이 어떻게 걸어가셨는가를 기억하고 우리라고 그보다 나을 것이 없으리라는 것을 떠올리기 바랍니다. 그러면 부활의 희망이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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