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선포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생판 모르는 곳에 가서 부담스러운 말을 선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복음 선포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복음 선포는 익숙한 이들에게 가서 우리가 이미 체험한 일들,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일을 선포하는 과정입니다.
때로 우리는 뉴스를 전할 때가 있습니다. 아침에 신문에서 읽은 소식들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소식들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에게도 같은 호기심으로 작용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꺼이 뉴스의 전파자가 됩니다.
복음이라는 것은 지루한 성경구절을 낭독하는 게 아닙니다. 참된 복음은 한 개인이 체험한 구원 사건을 말합니다. 우리는 복음을 체험해야 하고 그 구원을 우리의 내면에 간직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복음 선포의 장점이 있고, 정반대로 복음 선포의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아직 복음을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종교라는 것은 진실한 구원 체험의 장이 아니라, 그저 마음 편히 머물 곳을 찾다가 맞닥뜨린 취미의 장소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진한 복음의 체험, 기쁜 소식의 체험이 부족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교회도 한 몫을 담당합니다. 그들에게 진실한 회개의 기회, 하느님의 선과 사랑의 참된 기쁨을 선사하지 못하고 세상의 한 조직체계의 일부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꽃꽂이 모임이나, 제대회 모임이나 별반 다를 게 없고, 산악 친목회 모임이나 레지오 모임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모임들이 주는 유익들이 다하고 나면 사람들은 더는 교회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교회는 죄에 묶인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서 하나의 표징으로 드러나는 단체이어야 합니다. 회개하는 죄인들의 공동체이고, 구원의 기쁨을 공유하는 곳이어야 하지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씨를 뿌리는 사람이 부족합니다. 일꾼이 부족합니다.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많은데, 진실한 일꾼, 사람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선사하는 일꾼들이 부족합니다.
복음의 기쁨은 멋들어진 성당을 짓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초라한 공소 안에서도 복음은 기뻐 용약할 수 있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해방’에서 근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해방을 위해서 사회사업과 교육과 같은 여러가지 부수적인 일들이 필요한 것이지, 그 일 자체가 해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우선순위를 착각하면 교회는 전혀 엉뚱한 집단이 되고 맙니다.
복음 선포를 부담스러워하지 마십시오. 선교사에게만 복음 선포를 맡기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복음 선포는 우리 모두가 이루어 내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늘 만나는 사람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주는 것이 복음 선포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기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복음 선포입니다. 그렇게 다른 이들이 호기심을 느끼고 다가오게 하는 것이 복음 선포가 되어야 합니다.
돈을 쏟아 붓는다고 복음 선포가 절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다 하는 일을 교회도 한다고 복음선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어둠에서 풀려나는 기쁨을 체험해야 하고, 나아가 그 기쁨의 체험을 다른 이들과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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