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제 47,1-9.12참조)
성전 오른쪽에서 나오는 물은 예수님의 옆구리의 물, 세례의 물을 상징합니다. 그 물이 처음에는 한줄기 물줄기에 불과하다가 천 암마(거리이기도 하지만 시간이기도 합니다.)를 지나고 나서는 발목에, 또다시 시간이 흘러 무릎, 그리고 허리에 이르다가 결국 건널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지요. 하느님의 생명의 말씀은 시간이 갈수록 그 세력을 더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세력이 되는 것이지요.
바다는 이전에 흐른 모든 물의 종착지를 말합니다. 죽음이 지배하는 곳을 상징하지요. 헌데 이 물이 바다에 가서 닿으면 그 안의 죽어있던 모든 것들이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사도 신경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저승에 가신 일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이 흐르는 강가에는 온갖 열매가 열립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곳곳에서 맺는 거룩한 열매들, 구원받는 영혼들을 상징하지요. 그들은 타인의 영적 굶주림을 채우고, 타인의 아픈 마음을 치유합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진정 살리는 물이 예수님이심을 말해 줍니다. 물이 출렁이기만을 기다리며 몸을 담그려 해 보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병자 앞에 예수님이 나타나 구원을 선물하지요.
하지만 사실 예수님이 구한 것은 단순히 육체적 질병만이 아니었습니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요한 5,14) 이 표현을 통해서 우리는 그 앓는 사람이 단순히 육체적 질병에만 시달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더 심각한 질병은 바로 영혼의 질병이었고 죄악이었지요.
우리는 구원의 물을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물을 받아야 합니다. 세상에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다른 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님의 성스러운 생명의 물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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