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들은 언뜻 굉장히 복잡해 보입니다. 어릴 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어릴 때는 좋은 것은 좋고 싫은 것은 싫고, 그 뿐이었습니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할 수 있었지요. 헌데 커가면서 좋아도 기피해야 하는 것이 있고, 싫어도 해야 하는 것도 있고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할 때도 있고,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하는 때도 있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간다면 아마 우리의 본성은 그대로 좋은 것으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동물이 밥을 먹거나 관계를 맺는 것을 두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우리도 자연적인 본성 안에서, 그리고 선한 양심 안에서 좋은 것들을 얼마든지 마음껏 누릴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인간은 정상의 범주를 넘어서서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내면의 질서가 무너지면서 무엇을 원해야 하고, 무엇을 마땅히 해야 하는지 혼선이 오고 말았지요.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기에 그러한 것들에 제약이 가해지고, 또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려 들기에 그러한 것에 의무지워지는 것입니다.
무너진 것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우리가 하는 신앙생활이고, 나아가서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입니다. 전자를 ‘회개’라고 하고 후자를 ‘사랑’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신앙생활도 무척이나 단순한 것인데 우리가 자꾸 옵션들을 만들어 내어서 복잡하게 만들 뿐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그것을 끝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을 사랑하기 싫어서 아둥바둥 거리고, 또 이웃을 사랑하기 싫어서 아둥바둥 거리는 통에 신앙생활이 자꾸만 복잡해지는 것이지요.
단순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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