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재물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그것을 소유하면 자신이 들어높여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돈이 있으면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돈으로 수많은 것을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 주변에 둘러싸여 있으면 돈으로 무엇이든 조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재물이라는 것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이 재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재물이 사람을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물 자체는 수단일 뿐입니다. 그것은 내 손안에 있는 휴대폰과 같이 그냥 도구로 존재할 뿐입니다. 우리가 그 휴대폰으로 영성 서적을 찾아 읽거나 좋은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쓸데 없는 기사를 찾아 읽거나 누군가와 증오하고 다투는 데에 쓰는 것이지요.
따라서 재물의 뒤에는 누군가 서 있는 것입니다. 그 재물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이지요. 성경에서는 그것을 ‘마몬’이라고 부릅니다. 사탄도 예수님을 유혹할 때에 이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말하곤 하지요. 우리가 재물을 마주할 때에 그것을 그저 단순히 수단으로 취급할 수도 있는가 하면 다른 한 편으로 그 뒤에 마주한 누군가를 바라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 수단일 뿐인 돈, 재물은 아무런 해악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열심히 땀흘려 일을 해서 번 돈 자체가 더러운 것이 아닙니다. 돈이 더러워질 때에는 그 돈 뒤에 ‘더러운 목적’이 숨어있을 때입니다. 예컨대 마약을 팔아 번 돈은 더러운 돈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벌어들인 돈 이면에 건네진 마약으로 수많은 이들이 중독이 되고 삶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서 ‘뇌물’로 받은 돈도 더러운 돈이 됩니다. 내가 그 돈을 받음으로써 다른 누군가가 충분히 누릴 수 있었던 권리를 박탈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장 근본에 하느님을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고 그분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다른 것에 마음을 두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어둠의 세력의 유혹은 시작이 되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그 유혹에 걸어들어가기 시작하게 됩니다. 스스로의 내면을 잘 살피고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유혹에 걸려들고 나면 이미 늦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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