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들을 하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너희가 깨달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0,37-38)
예수님께서는 거짓 예언자를 분별하기 위해서 그들이 맺는 열매를 보라고 하십니다. 한 사람이 진실되다면 분명 좋은 열매를 맺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연 무슨 열매인가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악인이라도 자신에게 충분한 명예가 돌아온다면 ‘선을 가장한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행위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명예가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진정한 열매는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입니다. 선과 사랑과 진리의 열매들이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이를 볼 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단순히 외적으로만 바라보면 예수님은 기적의 치유자였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기성 세력을 뒤흔드는 선동꾼이었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먹보요 술꾼’이라고 그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실제로 이루신 일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하느님 나라’를 심는 일이었습니다. 그분은 어느 고을에 수년동안 계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잠깐 머무르시면서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자선의 행위와 치유의 행위를 해 주셨지요. 사람들은 도움을 얻고 치유를 받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서 희망을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구원에 다가서게 된 것이지요.
예수님의 일을 올바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분이 실제로 우리의 내면에 이루시는 일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외적인 예수님만을 찾다 보면 결국 외적인 소용이 사라질 때에 가차없이 그분을 떠나 버리고 말게 될 것입니다. 마치 유다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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