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교사 교육 프로그램 중에 ‘나의 행복한 기억’이라는 주제로 숙제를 내어 주었습니다. 읽으면서 마음이 아렸습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기억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 사실 저에게는 행복한 유년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떠올리자면…’ 그리고 그 내용의 대부분은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 함께 식사를 나누던 모습… 그러나 그 모습들이 모두 파괴되어 있었지요.
가난이 아닙니다. 가난이 그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악한 마음’이 그들을 불행하게 합니다. 불성실함, 거짓, 기만, 무책임함등이 인간의 마음에 크나큰 골을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 방법으로 그들의 마음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상처가 큰 마음에 아무리 부귀 영화를 쏟아 부어도 그 마음이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부서진 마음은 오직 사랑만으로 치유가 되는 것입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외적인 무언가로 채우려고 합니다. 겉꾸미기에 치중하고 세상적 지위를 얻으려 하고 공연한 쾌락으로 마음을 채워보려고 하지만 그러한 것들로 마음이 채워질 리가 없습니다. 마음은 오직 사랑으로만, 그리고 사랑의 근본이신 하느님으로만 채워질 뿐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때로 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에게 물질적으로 베푸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주는 것은 오직 하느님에 대한 진실한 가르침 뿐입니다. 그런 가르침들이 그들 안에 작용을 해서 그들의 삶을 바꾸고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기에 그들은 저에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없는 살림에 저에게 음식을 마련하고 정성이 가득한 애정어린 선물을 내밀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면서 저는 다시 힘을 냅니다. 세상은 일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니까요. 세상에는 아직도 빛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고 미약한 빛이나마 제가 전하는 빛이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이 기쁨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주변에 나누어 줄 수 있는 행복한 기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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