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보시어, 저희를 숫양과 황소의 번제물로, 수만 마리의 살진 양으로 받아 주소서. (다니 3,39)
하느님 앞에 우리가 바쳐야 할 것은 우리가 바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바치고 싶은 것, 바칠 만한 것만을 바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가 바치는 것 그 자체를 원하는 게 아니라 사실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것을 원하지요.
부자들은 때로 많은 기부금을 내고 그것으로 우쭐대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가난하고 겸손한 이의 정성스런 마음을 더 좋아하십니다. 부자들이 우쭐거리는 마음으로 내어놓은 것보다는 가난한 이가 신뢰하는 마음으로 내어놓는 내면의 봉헌이 담긴 작은 예물을 더 즐기시지요.
따라서 우리가 바쳐야 할 것은, 숫양과 황소의 번제물, 수만 마리의 살진 양이기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마음이 깃든 봉헌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한 것이 포함되지 않은 물적인 봉헌은 그 양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의미가 없는 법입니다.
내어 바침의 행위는 단순히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힘들어하는 자녀를 위해서 시간을 내어 바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도 있고, 외로워하는 병자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모든 것 안에 진실한 마음이 담긴다면 그 봉헌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지요.
봉헌을 미사 안의 특정 행위로 제한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실 우리의 모든 삶 자체가 봉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셨기에 이 땅에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의 봉헌물로 만들어야 하고 결국에는 그것을 하느님 앞에 내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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