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은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였다. “당신들은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광야에서 죽게 하시오? 양식도 없고 물도 없소. 이 보잘것없는 양식은 이제 진저리가 나오.” (민수 21,5)
너희들이 울부짖어 내가 그 부르짖음을 들었다. 그리고 너희들을 이집트라는 온갖 억압과 박해에서 끌어내었다. 너희들은 신음하고 있었고 구원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지. 그래서 내가 그 부름에 응답한 것이다.
이 광야는 너희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이다. 너희들은 광야에서 시련을 통해서 정련되게 된다. 황금이 불을 통해서 더욱 순수한 황금이 되듯이 이 광야는 너희들 안에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더욱 순수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 광야에는 너희들이 이집트에서 누리던 양식과 물은 없다. 그 쾌락의 양식들, 너희들의 배는 채우지만 너희들의 영혼은 채우지 못하던 양식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들이 너희들을 성장시키거나 더 나은 삶으로 이끌지 못하고 너희들의 억압 상태를 가중시키기 때문이었다. 이집트로 상징되는 어둠의 영들은 세상의 탐스러운 것들로 너희들을 마음을 사로잡아 너희들이 고통 중에 있으면서도 그러한 육체에 맛나게 느껴지는 것들로 너희들이 계속해서 남아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이 광야로 이끌어왔다. 이곳에는 너희들이 예전에 바라던 음식은 없다.
하지만 너희들에게는 만나를 내려준다. 너희들이 ‘보잘것없는 양식’이라고 표현하는 것, ‘진저리가 난다’고 표현하는 그 양식은 천상의 양식이고 바로 내가 너희들을 진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내려주는 것이다. 헌데 너희들은 그토록 그 양식을 천시하는구나.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 무엇이 더 바람직한 것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너희들의 눈멀음이 안타깝구나. 하느님에게서 직접 내려오는 이 천상의 양식, 내 아들의 몸을 너희가 그렇게 다루는 것이 나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불뱀’을 보내겠다. 너희가 옛 것들을 그리워하니 그것들을 다시 보내주마, 하지만 그것들은 너희에게 예전의 고통을 되돌려줄 것이다. 그러니 그것들을 만끽하여라. 너희가 바라는 것들을 실컷 누리란 말이다. 너희는 너희들의 죄 속에서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살고 싶은 자들을 위해서 나는 ‘구리뱀’을 준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살게 될 것이다. 내 아들의 십자가, 그 참된 가치를 알아보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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